잃어버린 역사

한단고기 어아가 於阿歌

예덕나무 2026. 4. 13. 15:17

어아가於阿歌

어아어아, 우리 한배검 크신 은덕, 배달나라 우리들, 천 년만 년 누구라도 잊지 마세

어아 어아, 착한 마음 큰활 되고, 나쁜 마음 과녁 되네

우리들 천만 사람 모두가 큰 활줄 같고, 착한 마음 곧은 화살 한 마음 같아라

어아 어아, 우리들 천만 사람 모두가 한결 같이 큰활 되어,

뭇 과녁 꿰뚫으니, 끓는 물 같은 착한 마음 속에 한 점 눈덩이 같은 악한 마음이네

어아 어아, 우리들 천만 사람 모두가 큰활처럼 튼튼하고 굳세어 한 마음 되니 배달나라 영광일세

천년 만년 크신 은덕 우리 한배검이시어, 한배검이시어.


어아가(於阿歌)는 어떤 노래인가? 어아가라면 일종의 노래가 아닌가?


그렇다. 그 노래는 어떤 유래를 가졌을까?

거발한 환웅천황이 신시개천(神市開天) 이래 나라 안 사람들은 

큰 집회가 열릴 때마다 삼신(三神)과 임금의 큰 덕을 구심점으로 삼아 

그들을 찬양하면서 서로의 화목과 단결을 다짐하곤 했다.

이러한 행사 때에 행사 참가자들은 어아가라는 노래를 불러 

조상의 은덕(恩德)을 마음껏 기렸다. 

어아가의 어아는 지금도 우리의 전통 민요에서 불리는 

어허야 더허야와 같은 흥과 기쁨에 겨워서 저절로 나오는 장단 소리 비슷한 것이다.

이 어아가는 배달시대부터 백성들 사이에서 널리 애창되었는데, 

썩 후대인 고구려 시대에는 언제나 진중(陣中)에서 어아가 가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고구려의 국시(國是)가 잃었던 한단시대의 옛 영토를 도로 찾겠다는 

‘다물’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었으므로 빈번하게 전개되었던 국토 회복 전쟁 때에는

 이 노래가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우어 주는 데 큰 구실을 다했다.

그뿐만 아니라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에도 이 노래가 불렸었는데, 

이와 비슷한 노래로서 애한가(愛桓歌)와 도리가가 있다.

여러 고기(古記)에는 한단시대에 불렸던 우리말 그대로의 발음이 실려 있는데, 참고삼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어아어아 나리 한배검 가미고이 배달나라 나리다모 골잘너나 도가오소
어아어아 차마 무가한라다시 거마무니셜데나라


나리 골잘다모 한라 두리 온차무 구설하니 미으온다

어아어아 나리골잘 다모한라하니 무리셜데 마부리야 디미온다 차마무니 하니 유모거마무다

어아어아 나리골잘다모 한라 고비온 마무 배달나라 달이하소
골잘너나 가미고이 나리 한배검 나라 한배검

이 한단 시대의 옛말 가사는 다음과 같이 한자로 번역되었다.

於阿於阿 我等 大祖神의 大恩德은 倍達國 我等이 皆百百千千年 勿忘일세
於阿於阿 善心은 大弓成이오 惡心은 矢的成이라
我等百百千千人이 皆大弓弦同하니 善心은 直矢一心同이라
於阿於阿 我等 百百千千人이 皆大弓一에 衆多矢的貫破하니 沸湯同善心中에 一愧雪이 惡心이라
於阿於阿 我等 百百千千人이 皆大弓 堅勁(견경)同心(동심)하니 倍達國 光榮이라
百百千千年 大恩德이니 我等 大祖神이여 我等 大祖神이로다

이것을 현대의 한국어로 다시 옮기면 다음과 같다.

어아어아, 우리 한배검 크신 은덕, 배달나라 우리들, 천 년만 년 누구라도 잊지 마세
어아 어아, 착한 마음 큰활 되고, 나쁜 마음 과녁 되네

우리들 천만 사람 모두가 큰 활줄 같고, 착한 마음 곧은 화살 한 마음 같아라

어아 어아, 우리들 천만 사람 모두가 한결 같이 큰활 되어,

뭇 과녁 꿰뚫으니, 끓는 물 같은 착한 마음 속에 한 점 눈덩이 같은 악한 마음이네

어아 어아, 우리들 천만 사람 모두가 큰활처럼 튼튼하고 굳세어 한 마음 되니 배달나라 영광일세

천년 만년 크신 은덕 우리 한배검이시어, 한배검이시어.

우리의 고대 언어, 한자 번역어, 현대 한국어 번역어 셋을 나란히 써놓고 보니 

로제타석을 대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로제타석이란 1799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군(遠征軍)이 나일강 어귀에 있는 로제타시에서 발견한 비석(碑石)을 말한다.

그 비석 내용은 서기전 196년에 고대 이집트 왕 프톨레마이오스 5세를 위하여 세운 송덕비의 일부이다. 

상형(象形) 문자, 민간(民間) 문자 및 그리스 문자의 세 서체(書體)로

까만 현무암(玄武岩)에 새겨진 것인데,

이것이 이집트 표상(表象) 문자 해독의 열쇠가 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런던의 대영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다.

어아가도 그 경위는 로제타석과는 사뭇 다르지만,

어쨌든 세 가지 언어로 표현되었으니 국어학자들에게는 좋은 연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한단고기가 한글로 번역되어 나온 지도 20년이나 되었건만,

아직도 어아가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국어학자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일이 없다.

왜 그럴까? 확실한 이유를 아직은 알 수 없다. 

혹시 식민사학자들처럼 단군시대 연구는 금기사항으로 삼고 있는 

일제강점기 시대부터의 잘못된 학풍 때문이 아닐까? 

그건 우리나라의 사학(史學)을 아직도 지배하고 있는 

식민사학자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고 국어학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얘기이다.

우리나라 식민사학자들은 일제의 비호 속에서 

경성제국 대학 사학과 일본 내의 각 대학의 사학과에서 

일제의 황국사관과 식민사관을 전수받아 

그것을 전파하는 일제의 주구(走狗)로 양성되었지만,

우리의 국어학자들만은 왜정 때에 심한 박해를 받았다.

실제로 왜정 말기의 ‘조선어학회 사건’은 일제의 우리말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저질러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악질적인 문화 말살 책동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어학자들은 전통적으로 민족 자주정신이 투철하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런데 왜 이렇게 소중한 자료를 도외시할까? 

내가 알기로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연구자료로 삼아 

고대어를 연구하는 국어학자들은 있는 것 같은데 

혹시 국어학자들도 식민사학자들처럼 한단고기를 구성하고 있는 기록들을 

위서(僞書)라고 잘못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자료로 삼은 국어 연구는 있지만,

한단고기를 자료로 삼은 국어 연구는 아직 전무한 것으로 보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 국어학자들이

이 소중한 연구 자료를 모른 척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아서 그럴까. 

그렇지 않다면 학문하는 사람답지 못한 태만일 것이다. 

나와 같은 문외한이 얼핏 훑어보아도 

어아가 하나만 철저히 연구해도 우리나라 고대어의 상당 부분을 정확하게 알아 낼 수 있을 것 같다.

3대경전 이외의 단군의 가르침은 한단고기 속에도 수없이 많이 발견되고 있지만,

팔조, 삼륜구서, 어아가를 다루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를 짓도록 한다.

 

 

<김태영선생 구도자 요결 중에서>